2004년 설립한 독립시계브랜드다. 2012년 오랜 기간 오데마 피게의 대표를 역임한 조르주-앙리 메일란(Georges-Henri Meylan)과 그의 가족들이 만든 MELB 홀딩스 그룹이 H.모저 앤 시와 함께 오뜨랑스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독립시계제작사를 만나기 힘든 한국에서 오뜨랑스의 시계를 처음 만난 건 2015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수상후보작 전시덕분이었다. 당시 메카니컬 익셉션 후보작에 오른 시계는 볼텍스. 시는 회전하는 벨트형 장치로, 분은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그리고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둔 시계다. 기능만 봐서는 단순해 보이지만 기어 트레인과 이스케이프, 밸런스 시스템이 벨트와 함께 회전하는 독특한 컴플리케이션이었다. 그러나 오뜨랑스란 브랜드의 방향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면 바로 2016년에 아틀리에 컬렉션 안에 소개한 플레이그라운드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첫 제품은 사진(위와 아래)의 라비린트다. 이름 그대로 미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장치다. 손목에 차고 다닐 수 있는!
라비린트는 기존 시그니처 컬렉션 손목시계와 동일한 케이스로 언뜻 보면 시계가 아닐까 생각되지만(그리고 실제로도 많은 이들이 시간을 어떻게 보냐고 질문했다고.) 결코 시계가 아니다. 기계식 장난감, 다시 말하자면 ‘고급 기계식 장난감’ 이다. 크라운은 돌출되지 않고 하나의 포지션만 가능하고 크라운을 돌리면 기계식 리프트가 공을 올리는 작동을 한다.
케이스 뒷면에는 무브먼트를 투명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기계식 시계에서 볼 수 있는 무브먼트의 전형적인 형태는 아닌 비교적 간단한 형태다. 그러나 제네바 스트라이프, 챔퍼링, 버티컬 새틴 트리트먼트 등 고급 기계식 무브먼트에 들어가는 섬세한 세공 마감을 잘 볼 수 있다. 케이스 미들과 베젤, 혼은 5등급 티타늄으로 가볍고 미로는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로 되어 있고 안에 굴러 다니는 공도 골드 소재다. 장치는 각각 18개 한정제작됐다.
SIHH에 이어 바젤월드에서 오뜨랑스는 플레이그라운드 컬렉션에 핀볼 모델을 추가함으로써 앞으로의 방향을 예고했다. 일년 생산량이 400여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 브랜드로 보다 희소성 높은 제품을 소개하는데 더 치중할 것이라는 것을. 내한한 베트랑 메일란(Betrand Meylan)은 조르주 앙리-메일란의 아들이자 H.모저 & 시의 대표인 에두아르 메일란(Edouard Meylan)의 동생으로 현재 홍콩에 자리한 MELB 아시아의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와의 인터뷰와 함께 가져온 시계들은 레뷰 드 몽트르 코리아 8월호에 개재할 예정으로 잡지가 발간될 즈음 다시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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