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은 요즘 시계 분야에 큰 투자를 하고 있지만 본디 필기구 회사다. 시계 또한 현재는 ‘시계 제조의 열정을 나누다’라는 의미를 가진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계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시작한 초기에는 ‘시간을 기록하다Writing Time’이라는 꽤 멋진 문구를 내세우며 시간의 간극을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탑재한 시계를 전면에 내놓기도 했다. 손으로 기록하는 것에서 기계로 기록하는…그 맥락이 매혹적이다. 그러나 몽블랑은 주업에 충실하다. 그 예가 새로운 필기구 컬렉션 출시다.
한국에서는 이미 꽤나 인기 있는 산업 디자이너인 마크 뉴슨Marc Newson과 손잡고 만든 몽블랑 M 컬렉션이 2015년 10월 22일, 오늘 정식 출시를 알렸다. 마크 뉴슨이 직접 참여하진 않고 대신 SWBK라는 디자인 회사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산업 디자이너 이석우 대표가 이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전한다.
몽블랑 M의 특징은 배럴 끝 부분이 평평하다는 것이다. 몽블랑 스타 엠블럼은 초음파를 사용해서 새겨 넣었다고. 캡과 배럴은 자석을 사용해 저절로 찰칵하고 닫힌다. 기존 제품에 비해 날렵하고 깔끔하고 현대적인 몽블랑 M 컬렉션은 만년필, 롤러볼 펜, 스크린라이터, 그리고 몽블랑 필기구 역사상 최초로 제도 및 드로잉에 적합한 아트파인라이너ArtFineLiner도 추가했다. 키보드와 터치로 모든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 손으로 쓰는 느림의 미학을 느끼게 해주는 필기구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다.
여기까지 사전 뉴스…실제 제품을 만져 봤다.
행사장에는 이석우 대표가 만든 가구와 제품으로 꾸민 공간이 있었고, 만년필과 롤러 볼 펜을 뒤로하고 실제 궁금했던 스크린라이터와 아트파인라이너를 살펴봤다.
배럴 끝부분은 반쪽은 둥글고 반쪽은 납작하게 깎인 형태다.
궁금했던 아트파인라이너는 얇고 필기감도 무척 부드러웠다. 다만 롤러 볼펜처럼 심 교환식이다. 아무래도 샤프니스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인 듯 한데 사실 로트링처럼 리필 방식을 기대하긴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장점은 교환식 심만 사서 써도 되겠다는 생각을 잠시…펜 배럴 자체의 두께감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손잡이 부분은 골이 많이 들어가서 작업하다가 미끄러지는 일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린라이터는 끝아 아크릴팁이 있는 상태로 태블릿 표면에 무리를 주진 않는다. 다만 둔탁한 느낌이 있다. 특히 아이패드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선택사항이 적은 편. 만약 연필 끝과 펜 끝을 잡고 그림 그리기를 즐겨한다면 이 펜은 조금 안맞을 것이다. 앞쪽 부분을 잡아야만 반응하게 되어 있어 주로 글쓰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아울러 2015년 1월 1일 소개했던 몽블랑 타임워커 어반 스피드 이-스트랩 제품이 들어와서 만져 보았다. 매우 가벼운 편.
이 제품에는 이렇게 e-스트랩을 끼울 수 있다. 올 초 제네바에서 열린 SIHH에서도쇼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만 볼 수 있었는데 실물이 드디어 나왔다. 가격은 600만 원대.
몽블랑에서 자체 옵션이 없는 건 아쉽지만 러그 너비가 맞는 나토 스트랩과 병행할 수 있을 듯 해 보인다.
살짝 들춰 보면 자동 무브먼트가 들여다 보인다.
스트랩만 별도로 3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하다고. 사실 착용하면 제법 두께감이 앞 뒤로 있는 관계로 그 가격에 스트랩을 별도 구매하느니 핏빗이나 다른 스마트 워치 기기를 함께 착용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들기도. 아무튼 전통적인 시계 시장에서의 이런 시도는 당분간 계속 되리라 보인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타임워커 어반 스피드 데이트 오토매틱 E-스트랩 – 린 단 555개 한정판 시계를 소개해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