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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Imagined with Cartier

Clock, Cartier Paris, 1927 
Chinese brush pot in agate, late 19th century, lapis lazuli, citrine and other stones
Nick Welsh, Cartier Collection © Cartier

한 도시를 잠깐 머문다면 가장 잘 알려진 곳을 방문하겠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오히려 작고 알려지지 않은 곳을 추천한다. 의외로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뜻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가게 된 곳이 엄청난 내공을 갖춘 곳임을 발견하게 될때 그 기쁨은 배로 늘어난다. 제네바에도 파텍필립 박물관이나 바비에 뮬러 박물관처럼 알려진 곳 외에 종교개혁 국제 박물관International Museum of Reformation이나 풍속 박물관The Museum of Etnographie 등이 그런 곳이다. 여타 박물관 정보는 제네바 정보에서 참고하길 바란다.

2.-Nécessaire-temple-chinois-Cartier-1927

Chinese Temple vanity case, Cartier Paris, 1927
Diamonds, pink and yellow gold, black enamel
Nils Herrmann, Cartier Collection © Cartier

그리고 또 하나. 바우어 재단Fondation Baur에서 운영하는 극동 미술관Musée des Arts d’Extrême-Orient도 규모가 크진 않지만 내실있는 곳 중 하나다. 이곳에서 2015년 11월 12일부터 2016년 2월 14일까지 <가상의 아시아Asia Imagined>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고 있는데 여기에 까르띠에의 옛 제품들을 다수 볼 수 있어 주목할만하다.

4.-Nécessaire-chinois-Cartier-1926

Chinese vanity case, Cartier Paris, 1926
Lacquer with mother-of-pearl inlay, gold, enamel and precious stones Nils Herrmann,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바우어 재단은 알프레드 바우어Alfred Baur로부터 시작한다. 1865년 스위스 취리히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상업을 공부하고 한 무역회사에서 일했는데 스리랑카 콜롬보 지부로 파견되면서 아시아에 일찍이 눈을 뜨게 된다. 1897년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설립해서 일하다 1906년 스위스로 귀환하며 제네바에 정착하는데 그때부터 예술 수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그의 수집목록에는 일본 도자, 옻칠 공예, 중국 옥공예 등이었는데 1924년 일본 교토에 거주한 미술중개인 토미나 쿠마사쿠Tomita Kumasaku를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심화한 듯 보인다. 1928년 당, 명 시대 도자기 756점을 구입하는 등 그 규모를 늘려갔고 결국 1951년 그가 작고하기 전 제네바 시내의 타운하우스를 구입해서 소장품을 옮겨 놓고 이를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바우어 재단은 그렇게 설립됐고 그의 소장품들은 1964년 극동박물관이란 이름 아래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11.-Bracelet-Deux-chimères-Cartier-1961

Twin chimera bracelet, Cartier Paris, 1961
Platinum, gold, diamonds, emeralds and coral
Nick Welsh, Cartier Collection © Cartier

이집트의 미이라를 사막을 가로질러 가지 않아도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쉽게 볼 수 있듯이 원산지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종종 그 나라의 주옥같은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약탈과 침략, 그리고 미적식견을 가진 수집가들을 통해 옮겨진 까닭인데 안타깝지만 때론 더 잘 보존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긴 하다. 물론 일부 만 반환된 외규장각 도서처럼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는 언젠가 돌려받아야 하겠지만.

10.-Broche-oiseau-Cartier-1948

Bird brooch, Cartier Paris, special order, 1948
Platinum, grey gold and diamonds
Marian Gérard, Cartier Collection © Cartier

스위스 제네바의 오래된 가옥을 개조해 더욱 흥미로운 이 미술관에서도 당, 송, 명대의 옥, 도자기, 일본 목공예 등 다양한 유산들을 볼 수 있는데 극동 미술하면 한국을 빼놓을 수 없는데 한국 유물은 없을까 찾아 보았더니 딱 하나!가 있다. 국외소재 한국문화재 자료정보관에 따르면 바우어 컬렉션에 고려 시대에 제작한 청자 상감감운학원권국문 매병靑瓷象嵌雲鶴圓圈菊文梅甁이 있다고 하니 이곳을 방문하게 되면 한번 보여달라고 떼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8.-Bouddha-Cartier-1928

Figure of Buddha with moving parts, Cartier Paris, 1928 
Pink quartz, nephrite, lapis lazuli, gold and precious stones
Nils Herrmann,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바우어 재단과 까르띠에가 함께 준비한 이번 전시에는 바우어 재단이 실제로 수집한 극동 공예품과 이와 유사한 주제로 까르띠에가 제작한 제품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아시와와 교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중국과 일본 등 극동아시아 지역의 공예품들이 유럽으로 유입됐고 이들은 다양한 예술가들에게 신비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곤 했다. 반 고흐부터 19세기 인상주의 화파가 우끼요에 판화에서, 마드모아젤 샤넬이 중국의 옻칠 병풍, 꼬로망델을 집에 두고 영감을 받았듯 섬세한 극동 예술품들은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5.-Pendule-mystérieuse-Portique-Cartier-1923

Portique mystery clock, Cartier Paris, 1923
Gold, platinum, rock crystal, onyx, diamonds, coral
Nick Welsh, Cartier Collection © Cartier

부처, 잉어, 나무, 꽃, 건축까지 동양에서 즐겨 사용한 대상을 주제로 여러 원석과 보석으로 제작한 시계, 도자기 등 다양한 작품들은 ‘An Essence of Asia’, ‘A World Aprt’, ‘A Wondrous Bestiary’, ‘In an Asia Garden’라는 네 가지 주제로 펼쳐진다.

Address & Opening Time : 

Fondation Baur, Musée des Arts d’Extrême-Orient 8 rue Munier-Romilly
1206 Geneva – Switzerland
Tel.: +41 22 704 32 82
Site: www.fondation-baur.ch

Open from Tuesday to Sunday from 2pm to 6pm (closed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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