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온니 워치 경매를 집행했던 필립스 경매에서 오는 5월 31일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릴 경매 소식을 전해왔다.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해외에서는 소더비, 크리스티, 앤틱쿼럼, 필립스 등 다양한 경매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시계 경매를 다루고 거기에 나오는 시계들을 보면 ‘와! 이런 시계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드는 시계들이 있어 옛 시계지만 오히려 새롭다. 현재 후보 시계는 5월 7일부터 싱가포르, 제네바, 대만에서 순회 전시를 가졌으며 5월 28~30일 홍콩에서 전시를 가진 후 바로 경매에 들어간다. 주요 제품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사진 위의 제품은 1954년산 핑크 골드 케이스의 파텍 필립 Ref.2523/1 월드 타임 시계(Lot 373)로 추정가가 자그마치 12,000,000~20,000,000홍콩달러(18억2천만 원~30억4천만 원)이다. 1950년대 초 케이스 양쪽으로 2개의 더블 크라운을 가진 모델로 18년 전 665,000US달러(8억여 원)에 낙찰되어 화제를 모았고 현재 파텍 필립 박물관에 하나 보관되어 있다고.
다음 주목하는 시계는 1968년산 퍼페추얼 캘린더 Ref.2499 시계(Lot 368)다. 추정가 9,000,000~18,000,000홍콩달러(13억~27억3천만 원)로 역시 핑크 골드 케이스로 희귀한 빈티지 시계다.
파텍 필립 못지 않게 경매에서 블루칩인 롤렉스. 매년 비슷해 보이지만 과거사를 들춰 보면 롤렉스에 이런 시계가?라는 생각을 많이 불러 일으키는 브랜드 중 하나다. 물론 미묘한 차이지만 말이다. 사진은 1958년산 밀가우스 Ref.6541 시계(Lot 285)로 트로피컬 허니콤 무늬가 들어간 다이얼이 특징적으로 추청가 1,000,000~2,000,000HKD(1억5천~3억4천만 원)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간 시계는 이 시계다. 1951년산 롤렉스 Ref.8382(Lot 209)로 핑크 골드 케이스에 블루 에나멜 다이얼이 환상적으로 조화를 이룬 시계다. 추정가는 400,000~600,000HKD(6천~9천만 원대)fh 1989년 경매에 나왔다가 개인 소장 후 다시 나왔다.
지금도 인기가 차고 넘치는 롤렉스 서브마리너의 1958년산 Ref.6538 시계(Kot 270)도 있다. 블랙 래커 다이얼을 가진 시계로 영화 <Russia with Love>, <Gold Finger>, <Thunderball> 등 제임스 본드 영화에 등장한 시계와 같다.
회중 시계도 있는데 오데마 피게 시계(Lot 354)도 나왔다. 박물관에 있을만한 1892년산 시계로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기능 등 11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탑재한 헌터 케이스 시계다. 위의 파텍 필립의 손목 시계보다 저렴한 추정가는 1,600,000~2,400,000HKD(2억4천~3억6천만 원대)다.
손목 시계에서는 쉽사리 보기 힘든 장식을 회중 시계에서는 볼 수 있다. 1800년 경 회중 시계(Lot 360)로 프랑스 혁명 전쟁이 발발했던 시기 중 1794년 전투 장면을 담았다. 추정가는 800,000~1,200,000HKD( 1억2천~1억8천만 원대)다.
1962년산 파텍 필립의 탁상 시계 Ref.818(Lot 348)는 눈에 확 들어오는 디자인으로 눈길이 간다. 황동 케이스의 솔라 탁상 시계로 손목 시계에 비해 많이 낮은(?) 300,000~500,000HKD(4천5백~7천6백만 원)대다.
1990년대 이후 큰 성장을 이루고 그 생산량이 점점 늘어나는 한편 앞으로 기계식 시계 시장이 얼마나 갈지 예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50년 , 100년 넘은 시계들이 이런 경매에 계속 출몰하고 좋은 가격에 낙찰되면 그 가치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거란 기대를 한다. 그래서 이런 경매 소식은 항상 반갑고 재미나다.
Photos © Phill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