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시계 가운데 ‘고급-Fine-Haute’을 붙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사실 그간 시계업계에는 딱히 이에 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린 바가 없었다. 긴 역사를 내려오다 1970년대 쿼츠 파동 이후 시계는 가격면에서 매우 폭넓은 선택이 가능해졌고 1990년대 이후 고가의 기계식 시계가 부활, 급성장을 이루면서 양분된 시장에 대한 정의가 필요해졌다. 2005년 리치몬트 그룹과 제라 페리고, 오데마 피게가 손을 맞잡고 설립, 10년이 지난 현재는 리치몬트 그룹을 주축으로 움직이고 있는 고급시계재단 Fondation de la Haute Horlogerie가 이를 정의하는 데 앞장 섰다. 그간 고급 시계 박람회를 진행하는 주관사로 활동해 왔지만 지난 몇 년간 저작, 포럼 개최, 전시 기획, 교육, 인증시험, 뉴스 제공 등 여러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급시계재단을 이를 위해 전세계 시계 관련 전문가 40여명으로 구성한 문화자문단Cultural Council을 구성했고 정기적인 미팅과 토의를 통해 시계제조에 관한 여러 정보를 나누고 그 결과물의 하나가 고급시계제조에 관한 정의와 기준을 정립한 <백서White Book> 발간이다.
“Fine Watchmaking is excellence in watchmaking,
the techniques of watchmaking in symbiosis with the applied arts.”
고급시계제조에 관한 한 문장 정의는 다음과 같다. 시계제조의 우수성과 응용 미술과 협력한 시계제조 기술! 그리고 고급시계제조의 근거가 되는 5가지 기준에 의해 가치가 성립된다.
정체성 : 브랜드의 DNA 시그니처
정통성 : 언행일치
차별성/원형 : 창조성과 혁신에서 발현한 독창성
정당성 : 정직한 방법으로 구현한 기술
윤리성 : 철저하게 책임지는 관행
이 기준을 기초로 역사적인 브랜드, 현대적인 브랜드, 럭셔리 브랜드, 독립 장인 브랜드로 4개 부분으로 나누고 전문성에 있어서도 7가지 평가 기준을 세웠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고급시계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백서>의 전문을 공개해놓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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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발표 이후 이 화이트 페이퍼에 대한 설명회가 제네바, 파리, 밀라노, 두바이, 뉴욕에 이어 지난 6월 13일 홍콩에서 시계업계 관계자들을 모시고 펼쳐졌다. 서울은 아직 미정이다. 추가로 공개된 인포그래픽 영상과 인터뷰 영상을 살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