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정확한 시계를 위한 새로운 동력과 기관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기계식 시계를 개선한 쿼츠 무브먼트의 개발은 194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전에 최초의 쿼츠 시계는 벨 전화 연구소(Bell Telephone Laboratories)에서 1927년에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스위스에서는 오메가, 피아제, 파텍 필립을 포함해 20여개의 시계 브랜드들이 1962년 스위스 뉘샤텔에 전자시계 센터(CEH: Centre Electronique Horloger)를 만들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 1966년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초의 손목시계, 베타원(Beta 1)을 소개했다. 이를 개선해 1967년 소개한 베타투(Beta 2)는 뉘샤텔 천문대에서 열린 크로노메트리 대회(Concours Chronométrique International de l’Observatoire de Neuchâtel)에서 1등상을 받았고 1969년 한달에 5초의 오차를 보이는 베타21을 선보였다. 그 해 세이코도 아스트론이라는 이름의 손목시계를 시중에 먼저 판매하면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갔지만 베타 21은 오메가의 일렉트로쿼츠, IWC의 다 빈치, 롤렉스 오이스터쿼츠 시계 등 여러 브랜드의 시계에 탑재됐다. 쿼츠 무브먼트의 표준을 만든 건 지라드 페리고다. 당시 세이코나 베타 21은 모두 8,192Hz로 움직였지만 1971년 지라드 페리고가 소개한 칼리버 350은 32,768Hz의 진동수로 보다 정확했고 지금까지 쿼츠 무브먼트의 표준으로 채택되어 남아 있다. 쿼츠도 온도의 영향을 받는데 현재는 이를 개선한 브라이틀링의 수퍼쿼츠, 일년에 ±10초의 오차율을 보이는 세이코의 9F, 262KHz 진동수를 가지는 부로바의 쿼츠 등 이를 개선한 쿼츠 무브먼트를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바로 어제인 3월 9일 론진은 일년 ±5 오차 수준을 보이는 V.H.P(very high precision) 무브먼트를 추가로 발표했다. 론진은 스포츠 기록 측정을 위해 손목시계로 최초로 싱글 푸시 버튼으로 작동하는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소개한 바 있고 1949년에는사진 촬영으로 기록을 측정하는 크로노카메라(Chronocamera)에 이어 1954년 초당 100 프레임까지 촬영 가능한 크로노시네진스(Chronocinégines)를 내놓았는데 바로 이 16mm 카메라에는 쿼츠 시계를 탑재하고 있었다.
이후 론진도 CEH에 참여한 브랜드 중 하나였지만 에보슈 사에서 제작한 터닝 포크를 적용한 울트로닉(Ultronic) 칼리버(6312/ESA 9162)를 소개하기도 하고 이후 1969년 이를 개선한 독자적인 칼리버를 소개하는데 바로 울트라쿼츠(Ultra-Quartz)다.
전자식 모듈, 기계식 시계처럼 기어트레인으로 이뤄진 일반 모듈, 그리고 모터 모듈로 구성된 칼리버 6512은 당시 8000Hz 대의 쿼츠 무브먼트보다 더 정밀한 9350Hz의 진동수를 보였다. 1984년 론진은 276 VHP(Very High Precision) 칼리버라는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콘퀘스트 V.H.P. 컬렉션을 소개한다. 듀얼 오실레이터를 탑재해 5년에 ±1분, 대략 일년에 ±10 오차율 수준으로 끌어 올렸고 이는 기존 쿼츠 무브먼트의 5~10배 정확한 수준이었다. 1996년 론진은 ETA에 의해 개발한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의 V.H.P. 쿼츠(L546.2/ETA 252.611) 무브먼트를 내놓았다. 10년간 작동할 수 있는 3V 리듐 전지를 탑재한 모델이었다.
2017년 론진은 다시 한번 ETA와 손잡고 독점적으로 개발한 콘퀘스트 V.H.P.를 새롭게 소개했다. 기존 V.H.P. 를 개선해 1년 오차율 ±5초 수준을 보이는 칼리버 E56(데이트 모델)과 E57(크로노그래프 모델)은 충격을 받았을때 핸즈의 위치를 확인해 수정할 수 있는 기어 위치 감지(GPD : gear position detection) 시스템, 자기장에 노출됐을 때 특정 임계값을 초과하면 디스플레이가 정지하지만 시간은 계속 카운트되어 자기장에서 멀어지면 바로 시간 표시가 가능한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날짜 수정이 필요없는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탑재했으며 500G에 해당하는 충격을 견디는 케이스는 물론 DPR 시스템을 통해 충격에도 자동적으로 시간을 조정한다. 스마트 크라운이라 부르는 크라운을 통해 누르는 방식으로 보다 쉽게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시계는 날짜창을 탑재한 모델과 케이스의 크로노그래프 모델로 41mm와 43mm 케이스와 42mm와 44mm 케이스, 블루·카본· 실버·블랙의 4가지색 다이얼을 소개한다.
한국 출시는 대략 9월 이후, 가격은 쿼츠 무브먼트로 120만 원에서 260만 원선이 될 것이라고. 보다 정확하고 간편하고 오래가는 쿼츠 무브먼트는 그간 고가의 기계식 시계의 인기에 뒤로 밀려난 듯 보이지만 최근 다시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오데마 피게는 로열 오크, 지라르 페리고는 라우레아토 등에서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를 선보이는 등 아직은 여성 모델이 많지만 애초에 쿼츠 무브먼트의 탄생한 목적성에 가까운 시계들이 등장하는 셈이다. 론진은 올해 창립 185주년을 기념하며 론진 플래그쉽 헤리티지 컬렉션은 60주년을 기념하는 등 분주한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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