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틀링 로드쇼 두 번째 일정으로 다음날인 1월 30일에는 앞으로 브라이틀링의 방향성, 빈티지 시계, 신제품 내비타이머 8의 디자인과 프로토타입 시착 등 4개의 워크샵이 이어졌다. 그 중 이번 행사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시계 수집가, 프레드 F. 만델바움Fred F.Mandelbaum과의 만남은 그간 잊고 살았던 브라이틀링의 역사를 되짚어 보게 해줬다.
정확히 세보지 않았지만 브라이틀링만 150여 점 보유하고 있는 그는 상하이에서 취리히, 뉴욕으로 이어지는 브라이틀링 2018 봄 로드쇼와 함께할 예정인데 각국마다 빈티지 컬렉션을 달리 가져올 계획이라고. 우선 상하이에는 60여 점의 시계들을 가지고 왔고 그 중 워크숍에서 20여 점을 실물로 만져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1884년 레옹 브라이틀링Léon Breitling이 스위스 생티미에에 공방 설립.
1892년 스위스 라쇼드퐁으로 공장 이전, 60명의 직원 고용.
1893년 8일 파워리저브 기능 무브먼트 특허 획득.
1896년 2/5초 측정 가능한 크로노그래프 제작.
1906년 50~150km/h 속도 측정 가능한 비테세 속도계Vitesse tachometer 특허.
1914년 레옹 브라이틀링 사망 후 아들 가스통이 사업 인수.
1915년 별도 푸시 버튼을 둔 크로노그래프 소개.
20세기가 되면서 회중시계보다 손목시계로 옮겨가게 된다. 시각의 간극을 측정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도 손목시계의 형태가 나타난다. 비록 회중시계에 고리를 단 형태이긴 하지만. 최초의 손목시계형 크로노그래프를 소개한 건 1913년 론진이다. 로마자 인덱스에 1/5초 측정 가능한 13.33Z는 크라운과 통합되어 있는 싱글 푸시 버튼을 가진 형태였다. 브라이틀링은 1915년 처음으로 푸시 버튼을 독립적으로 분리해 2시 방향에 둔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소개한다. 만델바움 씨는 동일한 형태의 1917년산 모델을 가져왔다.
1923년 2개의 푸시 버튼을 둔 크로노그래프 회중시계로 특허.
1920년대 후반부터 몽블리앙, 스프린트, 비테세 등 로고와 고객 이름 표시 대신 제조사 이름 표시 시작.
1927년 7월 가스통 브라이틀링 사망. 당시 14세인 윌리 대신 5년 간 외부 팀이 운영.
1934년 윌리 브라이틀링이 회사 운영. 세계 최초로 더블 푸시 버튼을 가진 크로노그래프 시계 특허.
1912년에는 최초로 2개의 푸시 버튼을 가진 크로노그래프를 소개한다. 싱글 푸시 버튼은 시작, 멈춤, 원점으로 되돌리기를 하나의 버튼로 조정하기 때문에 하나의 시간 측정만 가능하다. 그러나 더블 푸시 버튼으로는 시작, 멈춤, 다시 시작, 멈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의 순차적 시간 측정이 가능해 편리했다. 그러나 회중시계의 형태였고 이를 손목시계로 소개한 것은 1934년에 이르러서였다.
1934년 블랙 다이얼에 야광 숫자와 핸즈, 회전식 베젤을 가진 조종사용 크로노그래프 소개.
1938년 휴이트 항공 부서Huit Aviation Department 설립.
1940년 슬라이드룰 가진 크로노맷 특허 취득.
1943년 프리미어Premier 라인 출시.
1944년 듀오그래프Duograph와 다토라Datora 라인 출시.
1952년 내비타이머 소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과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을 겪으면서 군대에서 시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방수, 야광 기능을 탑재한 가성비 높은 대량생산 가능한 시계들이 대거 등장한다. 브라이틀링도 2차 대전 발발 직전인 1938년 휴이트 항공 부서를 설립한다. 프랑스어로 8을 의미하는 huit(위트라고 발음)에서 착안한 부서 이름은 8일간 파워 리저브 되는 시계 기능에서 착안했다. 이 부서에서는 전문 비행사를 위해 계기판에 탑재할 수 있는 시계와 손목시계를 소개했는데 특히 영국 공군 로얄 에어포스로부터 주문받은 크로노그래프들이 폭격기와 전투기에 탑재되며 항공 시계 제작사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944년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기능의 듀오그래프Duograph, 달력과 문페이즈 기능을 탑재한 다토라Datora를 소개한 데 이어 1952년 내비게이션과 타이머를 합성한 내비타이머Navitimer란 이름의 시계를 발표했다. 크로노맷Chronomat처럼 다이얼에 항공용 슬라이드 룰을 넣은 시계로 항공사와 비행사는 물론 66년이 지난 지금까지 베스트셀러로 남아 있다. 만델바움 씨도 수집한 시계 중 최초의 브라이틀링 시계가 바로 내비타이머라고 말할 정도로 브라이틀링의 상징, 그 자체다.
1950년대 200m 방수 가능한 슈퍼오션SuperOcean 출시.
1958년 항자성, 충격에 강한 트랜스오션TransOcean 출시.
1962년 우주 비행사 스콧 카펜터가 디자인한 내비타이머 출시.
1965년 007 영화 시리즈 ‘썬더볼 작전Thunderball’에서 탑 타임Top Time 시계 등장.
미국 해군 장교이자 우주 비행사인 스콧 카펜터는 1959년부터 미국우주항공국 NASA의 우주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머큐리Project Mercury로 선정된 7명의 우주 비행사 중 한 명이다. 1962년 그가 디자인에 참여한 내비타이머는 낮밤 구분이 가능한 24시간 다이얼을 도입했다. 실제 그는 그해 5월 24일 우주선 오로라 7호를 타고 임무 수행시 이 시계를 착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브라이틀링은 그 모습을 광고로 남겼다.
지난 몇 년간 브라이틀링은 항공 시계로서의 면모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조지 컨이 맡은 브라이틀링은 항공을 포함해 다른 분야를 아우르는 시계를 소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자 한다. 역사 속 아카이브를 면밀히 검토한 건 그 까닭이다. 이번 로드쇼를 통해 새롭게 꺼낸 시계들은 탑 타임 등이다. 007 영화 시리즈로 1965년 방영된 ‘썬더볼 작전Thunderball’에서 제임스 본드로 분한 숀 코너리는 방사능 측정기가 장착되어 물 속에 숨겨진 미사일을 찾아내는데 당시 이 역할을 담당한 시계가 브라이틀링의 탑 타임Top Time이다. 토노와 사각형 케이스에 담긴 탑 타임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을 대상으로도 광고를 했다.
1967년 영국의 스파이 영화 ‘로즈 특공대Fathom’에서 비행사 역할을 담당한 여성 배우 라켈 웰치Raquel Welch가 코-파일럿Co-Pilot 시계를 착용한 것이나 재즈 뮤지션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포뮬러 원 자동차 운전사 짐 클락Jim Clark과 그레이엄 힐Graham Hill, 1965년과 1967년 브라이틀링을 착용한 스키 점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 클로드 킬리Jean-Claude Killy 등도 브라이틀링을 착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태그호이어가 스티브 맥퀸이 착용한 모나코 사진을 아직도 쓰고 있고 해밀턴이 엘비스 프레슬리 사진을 쓰는 것에 비하면 그간 브라이틀링은 이런 점을 전혀 강조하지 않았었다. 조지 컨은 이런 역사적인 자료들을 하나씩 꺼내 알리기를 원했다.
1965년 호이어, 뒤브와-데프라와 함께 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소개.
1969년 왼쪽에 와인딩 크라운을 둔 크로노-매틱 출시. 쿼츠 크로노맷 출시.
1973년 내비타이머 쿼츠 모델 출시.
1979년 시계제작자이자 비행사였던 어니스트 슈나이더Ernest Schneider에 회사 매각.
1965년 윌리 브라이틀링Willy Breitling은 뷰렌Büren과 무브먼트 제작사로 태그호이어의 전신, 호이어Heuer,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전문 제작사, 뒤브와-데프라Dubois-Dépraz와 함께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로터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개발에 참여, 이를 1969년 발표했다. 당시 제니스도 풀로터를 부착한 고진동 통합형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엘 프리메로를 발표했으나 브라이틀링의 발표가 조금 더 빨랐다고. 1969년 런칭한 왼쪽에 와인딩 크라운이 있는 크로노-매틱Chrono-Matic은 출시 후 큰 관심을 모았고 여러 버전으로 제작됐다.
스위스의 베타원이나 1969년 세이코의 아스트론이 쿼츠 시계의 역사를 연 후 많은 시계 브랜드들도 쿼츠 무브먼트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브라이틀링도 크로노마트의 쿼츠 모델을 소개했고 1973년에 내비타이머도 쿼츠 버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1970년대 말 쿼츠 파동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았지만 노년의 윌리 브라이틀링은 1979년 4월 시계제작자이자 비행사이기도 한 어니스트 슈나이더Ernest Schneider에게 회사를 매각했다. 그의 가문은 2017년까지 독립시계제작사로서 브라이틀링을 잘 이끌어 왔다.
1982년 11월 30일 그레헨Grenchen으로 본사 이전.
1984년 이탈리아 비행 중대 프레체 트리콜로리Frecce Tricolori를 위해 개발한 100주년 기념 크로노마트 출시.
1985년 다기능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 출시.
1987년 자동 기계식 무브먼트 탑재, 내비타이머 출시.
1988년 비상 송신기 장착한 이머전시Emergency 출시.
1995년 이머전시 듀얼 안테나로 특허.
새로운 터전, 그레헨으로 옮긴 브라이틀링은 티타늄 케이스에 아날로그와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모두 가진 다기능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 국제 항공 조난 주파수에 고정된 비상 송신기를 장착한 이머전시Emergency 등을 함께 출시하면서 전문가의 도구로서의 시계를 생산했다. 2006년부터는 자사 무브먼트 제작에 착수, 2009년 첫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01을 출시하며 그 후 거의 매년 새로운 칼리버를 소개해 왔고 2015년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서 연동시킬 수 있는 커넥티드 시계, 엑소스페이스Exospace B55도 소개하기도 했다. 독립시계제작사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브라이틀링은 이제 슈나이더 가문에서 벗어나 CVC 캐피털이 인수했고 지분을 보유한 조지 컨이 취임함으로서 새로운 국면을 맡게 된다. 브랜드의 변화, 새로운 컬렉션에 관해서는 다음 글을 참조하길 바란다.
2009년 설립 125주년을 기념하며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01 출시.
2010년 1/100초 측정 가능한 크로노스페이스 소개.
2015년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커넥티드 시계, 엑소스페이스 B55 출시.
2017년 5월 CVC 캐피털 파트너에 지분 매각. 7월 조지 컨 CEO로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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