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라이 섭머저블 익스피리언스
근간 파네라이의 행보가 매우 활발하다. 신소재 개발, 무브먼트 제작, 여러 유명인사와의 협업 등 다채로운데 그 중 하나가 지난 5월부터 아시아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해서 유럽을 거쳐 미주로 가는 대장정, 파네라이 허브다. 바다와 관련된 브랜드답게 장소를 심해로 꾸미고 수중 전시와 식사를 만끽하게 하는 행사였다.
한국에서는 섭머저블 익스피리언스 행사가 열렸다. 다른 곳 행사가 수중으로 꾸민 곳에서 열린 것과 달리 파네라이 최초로 실제 다이빙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행사다. 물론 이를 위해 초대된 사람들은 가평까지 가야만 했지만.
장소는 아시아 최고의 수심 26mm를 자랑하는 잠수풀, K26에서 이뤄졌다. 100km 넘는 거리를 2시간 걸려 달려 도착한 K26에 들어서자 먼저 파네라이의 신제품 시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프랑스 프리 다이빙 챔피언, 기욤 네리 에디션과 탐험가 마이크 혼 에디션 등이 전시됐다.
그리고 한쪽 창으로 참가자들이 다이빙 체험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미 잠수를 경험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 참가에 앞서 건강 점검, 다이빙시 주의사항, 관련 문항 작성과 서명을 하는 절차를 거쳤다.
오늘을 위해 갖고 온 1000m 방수되는 섭머저블 PAM00243과 매력적인 카키색 러버 스트랩을 부착한 섭머저블 카보테크 47MM PAM00616! 드디어 물에 들어가보는구나. 두꺼운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얹은 스틸 시계와 가벼운 카본 소재로 된 두 시계의 무게감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
교육을 받고 나서 올라가니 1~2인 한조로 1:1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잠수복, 수경, 수모 등 온통 파네라이를 인쇄해 놓은 세심함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런 장비 없이 아래로 내려가는 프리 다이빙은 귀의 평형을 잘 조절만 한다면 크게 어렵진 않았지만 바로 평형 조절이 어렵다. 체험은 고작 5m였지만 귀의 통증이 느껴졌다. 123m까지 내려갔다는 기욤 네리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부분!
압축 공기통을 메고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가는 스쿠버 다이빙도 흥미로웠다. 수분 뺀 건조한 공기로 답답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지난 몇 년간 수중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섭머저블의 진가를 나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짧지만 즐거운 경험이 됐다. 물론 고작 몇 미터 수준이지만…
체험을 끝나고 나니 가평 강변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옥상 정원에서 시원한 음료와 카나페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해 놨다. 햇살과 바람이 좋았지만 전시된 시계는 조금 걱정이 되긴 했다. 뙤약볕에 노출되어 있으니 전시용이겠지, 전시가 끝나면 바로 점검에 들어가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걱정을 접어 두기로 했다.
구입 후 계속 악어 가죽 밴드로만 채워두었던 섭머저블, 간만에 러버 밴드로 갈아 입고 수영도 하고 사진도 찍어줬다. 20년 전 덕후의 시계에서 이제 블로거를 초대해 널리 알리며 폭넓은 인지도를 획득하고 있는 파네라이의 행보는 계속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Text © Manual7
Photos © Panerai, Manual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