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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출간한 <시계이야기> 개정증보판 작업을 10년이 지난 이제야 하면서 과거 신문자료를 검색해보고 있다. 우리나라에 현대적인 시계는 과연 언제 들어왔을까. 자료를 찾으면서 흥미로운 것들을 발췌해서 올린다.

모든 신문자료의 출처는 국립중앙도서관 신문 아카이브, 고신문 디지털컬렉션에서 찾았다.

1883~1884년 보빙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던 유길준, 박정양 등이 고종에게 건의해 미국인 필립 제이슨으로 귀국한 서재필을 주축으로 윤치호, 주시경 등이 필자로 참여, 발행한 신문이 <독닙신문(독립신문)>이다. 옛날 교과서에서나 배웠지 원문을 직접 찾아본 일은 없었다. 최초의 근대신문은 정부 기구에서 1883년 10월에 창간한 한성순보, 그 보다는 늦지만 독립신문은 구독료와 광고를 받은 최초의 민간신문으로 1896년 4월 7일 창간했다. 창간호에 발행 취지가 적혀 있는데 그 중에 마지막 문장에서 모든 내용의 요약이 된다.

‘외국 물정과 내지 사정을 알게 하려는 뜻이니 남녀 노소 상하 귀천 간에 우리 신문을 하루 걸러 몇 달간 보면 새 지각과 새 학문이 생길 걸 미리 아노라’

이해하고 알아보기 쉽도록 순한글과 최초로 띄어쓰기를 해서 더 큰 의미가 있는 신문이다. 기사 구성을 살펴보면 1면에는 논설, 신문사고, 광고, 2면에는 외국통신과 잡보, 3면에는 물가, 우체시간표, 제물포 기선출입항시간표, 광고, 4면은 영문판을 실었다.

지금은 전자메일, SNS으로 전세계 어디든 바로 메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대, 불과 얼마 전까지도 우편을 주고 받긴 했지만 이제 물건을 보내고 받는 것 외에 잘 쓰지 않게 된 우체국. 그래서 그런지 <독립신문> 안에 옛날 우체국 시간표와 인천에 배가 오가는 시간을 담은 내용, 그리고 그것을 한글로 어떻게 표기했는지 엿보는 것만으로 흥미롭다. 다음은 창간호인 1896년 4월 7일자 신문 3면에 실린 제물포 륜선 출발표와 우체국 시간표다.

제물포 륜선 출발표
사월 팔일에 흑개마루가 부산 고베 등지에 가고 사월 구일 견깨마루가 지부 천진 등지에 가고 사월 구일에 샷주마마루가 나가사기 행항 등지에 간다더라

제물포 륜선 출발표는 시가 아니라 일자 표시다. 륜선은 북한어로 물레바퀴를 돌려서 끄는 배다. 흑개마루, 견깨마루, 샷주마마루란 이름의 륜선이 일본과 중국을 오간 모양이다.

우쳬시간표
한성 내외 모이는 시간 오전 칠시 십시 오후 일시 사시
전하는 시간 오전 구시 정오십이시 오후 삼시 육시
한성 인천간 보내는 시간 오전 구시 오는 시간 오후 오시 삼십 분
한성 개성간 보내는 시간 오전 구시 오는 시간 오후 이시 삼십 분
한성 수원 공주 전주 남원 나주간 보내는 시간 오전 구시 오는 시간 오후 삼시
한성 충주 안동 대구 동내 간 보내는 시간 오전 구시 오는 시간 오후 삼시

아라비아 숫자보다 한글로 표기했는데 대략 서울에 우편물을 오전에는 7시와 10시, 오후에는 1시와 4시에 모아서 오전 9시와 12시, 오후 3시와 6시 우편물을 분류해서 북쪽부터 남쪽까지 골고루 전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부산 동래를 그때는 동내라고 표기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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