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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uit Leather

‘과일가죽(fruit leather)’이라니. 뭔가 생소한데 사전을 찾아보면 식품과학사전에 실제 용어가 있다. 한국 식품과학회에서 발간한 <식품과학사전>에 따르면 ‘과일 퓌레에 설탕 또는 꿀을 넣어 단맛을 주고 팬에 얇은 층으로 펴서 오븐에서 가열 또는 수분을 증발시켜 말린 뒤 팬에서 걷어 내어 둘둘 만 제품’이란다. 수분을 증발시켰으니 쫄깃쫄깃한 젤리처럼 변한 질감일 것이다. 이젠 요리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 이러한 방식을 이용해 친환경 가죽을 만들기 시작했다.

과일 가죽은 다음의 방식으로 제작된다. 부직포(Spunbond) 방식은 다음과 같다. 상품 가치가 떨어진 사과 등 음식물류 폐기물을 수거해서 분쇄를 시킨 후 가열해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응고제로 사탕수수나 아교 등 천연 재료를 주입해 응집력을 높인다. 이를 얇게 펼쳐서 40~60도 되는 저온에서 건조시키고 압축을 반복하면 매우 인장력 높은 부직포 형태를 만들 수 있다. 일종의 질긴 젤리나 포를 만드는 셈이다. 이 소재에 천연염료로 색을 더하고 가죽 재질과 비슷한 스탬프를 찍어 표면을 표현하면 이처럼 놀라운 스트랩을 만들 수 있다. 섬유질이 풍부한 엽채류를 이용한 셀룰로오스 섬유 결합 방식으로 제작한 잎 섬유(Leaf Fiber) 방식도 있다.

Photo by Frumat

이렇게 만든 과일 가죽 제조업체로 대표적인 곳은 다음이 있다. 2008년 이탈리아 볼차노에 설립된 프루매트(Frumat)사는 사과 껍질과 심 등의 폐기물을 재활용 가공 개발한 애플 스킨(Apple SkinTM)을 개발했다. 애플 스킨은 그래픽지, 휴지, 포장지 등의 생태지는 가죽, 신발, 제본 등 여러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2018년 영국인 제시카 크루거가 설립한 럭스트라(Luxtra)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방, 명함지갑 등은 소가죽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모두 애플스킨으로 제작했다.

까르띠에도 여기에 동참했다. 2021년 소개한 탱크 머스트 시계도 사과를 재활용해 40% 이상의 식물 성분을 함유한 가죽 스트랩을 사용했다. 블랙 스트랩 외에도 풋사과처럼 연초록과 연하늘색 스트랩으로 산뜻함을 더했다. 시계에 대한 설명은 이 링크로!

사과 외에 망고도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디자인학교 빌렘 드 코닝 아카데미(Wilem de Kooning Academie)에 재학 중인 휴고 드 본(Hugo de Boon)과 친구들은 시장에서 썩거나 안팔린 과일들이 매일 3,500kg씩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과일 가죽을 생각해냈다. 그렇게 탄생한 프룻 레더 로테르담(Fruit Leather Rotterdam)사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는 연결이 안되지만 검색하면 꽤 많은 기사들을 만날 수 있다.

파인애플 잎 섬유도 가죽을 만든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아나나스 아남(Ananas Anam)의 피나텍스(Piñatex®)는 필리핀 직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소재다. 이제 이런 친환경 소재들이 시계업계로도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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